“런닝이 끝난 후, 무릎이 욱신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 달리기 못하는 거 아냐?’라는 불안감이 밀려오더군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러닝이 어느새 일상의 활력소가 되었지만, 무릎 통증은 늘 따라붙는 그림자 같았어요. 초반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통증이 반복되자 '이게 단순한 피로일까? 아니면 무릎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무릎 통증은 러너들이 가장 많이 겪는 부상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원인도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에요.
이 글에서는 러닝 중 가장 흔한 무릎 통증의 원인을 부위별로 정리하고, 어떻게 구분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도대체 어디가, 왜 아픈 걸까?”
목차
1. 런닝과 무릎 통증, 왜 자주 발생할까?
1-1 무릎은 런닝 시 가장 많은 충격을 받는 관절
달릴 때 우리 몸은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충격을 매번 무릎으로 받아냅니다. 특히 단단한 아스팔트 위를 달릴 때는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크죠. 발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무릎의 연골, 인대, 건(힘줄), 근육이 충격을 흡수하고 버텨야 합니다.
평소에는 무리 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러닝 거리나 강도가 조금만 과해지면 피로가 누적되며 통증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무릎은 러너에게 가장 취약한 부위 중 하나입니다.
1-2 반복적인 과사용과 잘못된 자세의 누적 결과
러닝은 ‘반복 동작’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러닝 자세, 약한 근육, 신발의 쿠션 부족 등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특정 부위에만 부담이 집중됩니다. 예를 들어, 대퇴사두근이 약하면 슬개골 주변에 통증이 생기기 쉽고, 엉덩이 외전근이 약하면 장경인대에 무리가 오기 쉽습니다.
특히 훈련 강도를 갑자기 높이거나 오르막·내리막길을 자주 달리는 경우, 관절과 연부조직에 큰 자극이 가해지면서 부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1-3 통증은 ‘위치’에 따라 원인이 다르다
무릎 통증은 위치에 따라 원인도 달라집니다. 앞쪽이 아픈 사람도 있고, 바깥쪽이나 안쪽, 혹은 뒤쪽이 아픈 경우도 있죠. 이처럼 통증의 위치는 어떤 조직이 손상됐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힌트가 됩니다.
2. 무릎 통증 부위별 주요 증상과 의심 질환
2-1 무릎 앞쪽 통증: 러너스 니 & 슬개건염

- 러너스 니(PFPS,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
가장 흔한 러닝 무릎 부상입니다. 슬개골과 대퇴골 사이의 연골이 자극받으며 발생하는 통증으로, 달리기 중 무릎 앞쪽이 욱신거리거나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이 심해집니다.
대퇴사두근 약화나 과사용, 잘못된 착지 습관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 슬개건염(Patellar Tendinitis)
점프 동작이 많은 운동선수에게 흔하지만, 장거리 러너에게도 자주 발생합니다. 무릎 아래쪽의 슬개건이 반복적으로 자극받아 염증이 생기며, 통증이 계단 오르내리기나 쪼그려 앉을 때 두드러집니다.
대처법:
휴식, 얼음찜질, 대퇴사두근과 엉덩이 근육 강화, 충격 흡수력이 좋은 러닝화 착용, 테이핑 등.
2-2 무릎 바깥쪽 통증: 장경인대 증후군 (ITBS)
- 장경인대 증후군은 무릎 바깥쪽에서 ‘칼로 찌르듯’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는 게 특징입니다. 특히 내리막길이나 무릎을 30도 이상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지죠.
- 엉덩이 근육의 약화나, 발의 외회전, 다리 길이 불균형, 경사면에서의 러닝이 주요 원인입니다.
대처법:
휴식과 얼음찜질, IT 밴드 스트레칭, 폼롤러 사용, 엉덩이 근력 강화 운동이 필요합니다. 심한 경우 물리치료나 주사 치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2-3 무릎 안쪽 통증: 반월상 연골 손상 & 내측 측부 인대 문제
- 반월상 연골 손상(Meniscus Tear)
갑작스러운 회전 동작이나 비틀림, 충돌로 인해 무릎 안쪽 연골이 손상되는 경우입니다. 통증 외에도 무릎이 ‘걸리는 듯한’ 느낌, 혹은 ‘뚝’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러닝 중 방향 전환이 많을 때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나이가 많을수록 퇴행성 변화로 쉽게 손상됩니다.
- 내측 측부 인대 손상(MCL Injury)
외부 충격이나 비틀림 동작으로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면서 무릎 안쪽이 아프게 됩니다.
대처법:
압박, 휴식, 스트레칭, 물리치료, MRI 검사 후 필요 시 수술.
2-4 무릎 뒤쪽 통증: 햄스트링 건염 & 베이커 낭종
- 햄스트링 건염은 러닝 중 과도한 햄스트링 사용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무릎 뒤쪽이 당기거나 찌릿한 느낌이 있으며, 통증은 러닝 후 더 심해집니다.
- 베이커 낭종(Baker’s Cyst)은 무릎 관절액이 쌓여 낭종을 형성하는 것으로, 주로 관절염이나 반월상 연골 파열과 동반됩니다.
대처법:
초기에는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필요 시 초음파나 MRI로 원인을 파악하고 배액 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3. 증상별 통증 차이, 이렇게 구분하세요
3-1 날카로운 통증 vs 둔한 통증
1.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
- → 보통 장경인대 증후군(무릎 바깥), 연골 손상(무릎 안쪽), 급성 인대 손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특정 움직임에서 갑작스럽게 뚫고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며, "칼로 긋는 듯하다"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2. 둔하고 무거운 통증
- →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무릎 앞)이나 슬개건염, 혹은 퇴행성 연골 손상처럼 과사용성 질환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 쪼그려 앉거나 장시간 앉아 있다 일어설 때 뻐근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2 계단, 쪼그려 앉기, 달리기 중 언제 아픈가?
1.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심하다면?
- →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Runner’s Knee)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 무릎 앞쪽이나 무릎 주변이 뻐근하거나 아프고, 오래 앉았다 일어나면 더 심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2. 달리기를 시작한 직후보다, 달리는 중간이나 끝에 아프다?
- → 장경인대 증후군(IT Band Syndrome)의 전형적인 진행입니다.
- 특히 내리막길을 달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러닝 거리나 시간에 따라 점점 악화되는 패턴을 보입니다.
3. 쪼그려 앉기나 무릎을 깊게 굽히는 동작에서 갑자기 통증?
- → 반월상 연골 손상이나 내측 인대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이때 무릎이 걸리는 느낌이나 딸깍하는 소리, 잠기는 듯한 락킹(locking) 현상이 동반되면 연골 손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3 붓기, 열감,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1. 붓기와 열감이 함께 있다면
- → 염증성 질환이나 **무릎 내부 손상(인대·연골·건)**이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 특히 급성으로 부풀어 오르고, 무릎을 움직일 때 열이 느껴지거나 붓기가 빠지지 않는다면 정형외과 진료가 시급합니다.
2. 무릎이 걸리는 느낌, 딸깍거림, 잠김 현상
- → 대표적으로 반월상 연골 손상, 또는 플리카 증후군에서 나타납니다.
- 움직이다가 무릎이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일시적으로 구부릴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3. 만졌을 때 특정 부위가 눌러서 아프다
- → 이는 국소적 염증이나 근육·건의 손상 가능성이 있습니다.
- 무릎 바깥쪽(IT Band), 무릎 아래쪽(슬개건), 무릎 안쪽(내측 인대)이 대표적인 예죠.
3-4 통증 양상 요약 정리
증상 형태 | 의심 질환 (예시) | 특징 및 주의사항 |
날카로운 통증 | 장경인대 증후군, 반월상 연골 파열 | 특정 순간 찌르는 듯한 통증, 주로 움직임 중 발생 |
둔하고 지속적인 통증 |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 슬개건염 | 반복적 움직임이나 오래 앉아 있을 때 심화 |
계단 오르내릴 때 통증 | 슬개대퇴 증후군 | 계단 내려올 때 더 심함 |
무릎 걸림/딸깍거림/잠김 현상 | 반월상 연골 손상, 플리카 증후군 | 무릎에 ‘이물감’, 움직일 때 걸리는 느낌 |
붓기·열감이 동반된 경우 | 염증성 질환, 인대 손상, 관절 문제 | 물리치료·약물치료 필요, 정형외과 진료 권장 |
4. 러닝 후 무릎 통증, 언제 병원을 가야 할까?
1주 이상 지속되는 통증
가벼운 통증은 보통 며칠간의 휴식과 관리로 회복되지만,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부상이 누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붓기, 열감, 관절 잠김 현상
- 붓기와 열감은 염증 반응을 의미하고,
- 관절 잠김(락킹)은 연골 손상이나 내측 플리카 증후군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방치할수록 악화되므로 조속히 병원에서 영상 진단(MRI, 초음파 등)을 받아야 합니다.
자가 치료가 어려운 경우
-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경우
- 걷는 것도 힘들어지거나 한쪽에 체중을 실을 수 없을 경우
-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이럴 땐 단순 ‘러닝 부상’이 아닌 정밀 진단이 필요합니다.
결론
러닝은 건강과 정신에 좋은 운동이지만, 무릎이 보내는 ‘통증’ 신호를 무시하면 장기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의 위치, 양상, 기간을 꼼꼼히 살피고 필요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건강한 런닝을 위하여 몸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